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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나눔터

시 <산다는 것>

by Dream Planner 2014. 9. 4.



진작에 인사 드렸여야 했는데... 블로그 운영하는 사람이 이렇게 늦게서야 소식을 띄우게 되어 부끄러운 마음뿐입니다. 삶이 조금더 바빠져, 워낙에 느리고 더딘 블로그 관리에 완전 브레이크가 걸려 버렸습니다. 이렇게 불성실한 블로거를 잊지 않고 계속 찾아 주시는 분들께 무한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이메일로 연락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최선을 다해 빠른 답변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최근에 연락하시는 분들 대다수는 특수교육학을 꿈꾸는 대학생, 대학원생들이거나 특수교사 쪽으로 직업을 바꾸려는 직장인들 혹은 stay-at-home 맘들이십니다. 특히 한때 소망해 보았다던 특수교사를 다시 꿈 꾸는 '나이가 좀 있으신 청춘들'(?)이 많이들 상담해 오십니다. 

예를 들어, 10 여년 동안 일반학교 교사로 일했는데 이제라도 원래 꿈이었던 특수교육 교사로 바꾸고 싶다는 분, 애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공부시기를 놓쳤는데 미국으로 이민오는 이참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분, 미술전공을 했는데 특수교육을 접목시켜 미술치료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분 등등... 

참 재밌는 현상은 상담은 그 분들이 해 오시지만, 위로와 힘은 제가 얻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어오던 삶에 익숙해져서 편함을 져버리고 새로운 도약을 꿈 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새롭게 꿈을 꾸고 소망하는 이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습니다. 꿈 꾸는 순간에 그들의 젊음이 되살아 나는것 같습니다. 청춘은 지금이다, 청춘은 다시 일어나는 지금이다!라고 제게 일깨워 주는것 같습니다. 사실 올해 좀 꿀꿀했습니다. 발 뒷꿈치 굳은 살은 누구든 피해 갈 수 없다더니 시력에 변화가 온 요즘은 책글씨도 달리 보이고 숟가락에 얹혀진 밥알들이 적당 거리를 벗어나면 눈에 공격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하하, 참 재미있습니다. 이제 시작이겠지요, 하하하! 

시 한편 소개해 드리면서 우리 모두의 가슴속 뜨거운 청춘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박경리 시인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중,


<산다는 것>


체하면

바늘로 손톱 밑 찔러서 피 내고

감기 들면

바쁜 듯이 뜰 안을 왔다 갔다

상처 나면

소독하고 밴드 하나 붙이고


정말 병원에는 가기 싫었다

약도 죽어라고 안 먹었다

인명재천

나를 달래는 데

그보다 생광스런 말이 또 있었을까


팔십이 가까워지고 어느 날부터

아침마다 나는

혈압약을 꼬박꼬박 먹게 되었다

어쩐지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허리를 다쳐서 입원했을 때

발견이 된 고혈압인데

모르고 지냈으면

그럭저럭 세월이 갔을까


눈도 한쪽은 백내장이라 수술했고

다른 한쪽은

치유가 안 된다는 황반 뭐라는 병

초점이 맞지 않아서

곧잘 비틀거린다

하지만 억울할 것 하나도 없다

남보다 더 살았으니 당연하지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젋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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