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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나눔터/음악 노래 영상

그룹 '부활'을 만나고 왔습니다

by Dream Planner 2013. 9. 26.


미국 교차로 신문이 창간 13주년을 기념하여 "사랑 나눔 장애우들을 위한" 제목을 달고 

라이브 콘스트를 개최합니다.  9월 중순 애틀란타를 시작으로 뉴욕지역을 지나 중부 달라스를 거쳐 

마지막에 서부 시애틀에서 라이브 콘서트가 이어집니다.  공연자는 록 그룹입니다.  누구냐구요?


뉴저지 Bergen Performing Arts Center. 2013년 9월 22일.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좋으신 친구님들 덕택에 저에게도 라이브 콘서트를 가게 되는 행운이 생겼습니다.  처음 가보는 라이브 콘서트였습니다.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그룹 '부활'의 공연!  시험준비하는 아이처럼 예상 문제들을, 아니 예상 곡들을 뽑아 가사를 한번 쫙~ 훑고 갔지요^^       


부활그룹은 미동부 콘서트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객석의 반응은 들썩들썩~ 과히 열광적이였습니다.  장소가 뉴저지였는데, 바로 옆 도시인 뉴욕에서 많이들 오신듯.  역시 뉴요커들은 다르더군요.  한마디로 뜨겁습니다.  그들 틈에서 보스톤에서 온 이 촌사람도 같이... 뛰었습니다!  


드러머 채제민(영어별명: 곤잘레스)씨와 베이씨스트 서재혁씨, 목소리는 차분하고 조근조근한데 재밌게 우스갯소리들을 잘 하시더군요.  무엇보다도 그들의 화려한 솔로 연주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보컬 정동화씨는 방송에서 나올때 이미지 그대로 소탈하고 겸손해 보였습니다.  콘서트 홀의 뒤떨어진 음향효과가 정동화씨의 뛰어난 라이브 소리를 그대로 표출해 내지는 못했지만 그의 열정과 가창력으로 feel~받은 객석은 끊임없이 달렸구요, 두 시간이 마치 30분처럼 훌쩍 지나갔습니다.  아, 그리고 제일 만나보고 싶었던 김태원씨, 누가 그더러 국민할매라 부릅니까?  정말 건강해 보이고 음악가적인 카리스마가 마구 넘쳤습니다.  올해로 데뷔 29년차인 록 밴드 부활-이야기할 때도 음악할 때도 척척 들어맞는 호흡이 보기 좋았습니다.  라이브로 듣는 전자키타, 베이스, 드럼, 보컬의 한데 어울어짐이 공간을 타고 고스란히 감동으로 전율케 하였습니다.                


친구들 덕에 싸인 된 CD 받고, 부활 로고 셔츠입고, 부활 멤버 모두와 함께 사진찍고, 게다가 김태원씨랑 정동화씨랑 말도 섞고... 너무 즐거웠습니다.  제가 너무 사춘기 소녀같나요? (좀 봐 주세요.  개인사정 상 십대 때는 사춘기 건너 뛰었습니다^^)


음악에 푹 빠져 있다가도 대기실에 와 있다는 김태원씨 부인을 만나보면 좋을텐데 하는 혼자만의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만나서 자폐증이 있는 아들 우현군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상담도 해주고 아이디어도 나누어 주고...  사실 제가 '보스톤특수교육' 블로그를 만들때 저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중에 한명이 김태원씨입니다.   

김태원씨의 어록이 방송을 타고 많이 알려져 있죠.  

-3등은 괜찮다.  그러나 3류는 안 된다. ('당신에게 음악이란?'질문이 주어졌을때 그가 한 답변) 

-음악은 발명이 아닌 발견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해야 한다. 

-서른? 그런건 없습니다.  당장이죠. ('서른이 되기 전에... 해야죠'라고 말하는 어느 젊은이에게 한 그의 말.)  

-세상에 '여기까지'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항상 '지금부터'입니다.


방송에서 얼핏보면 4차원 같은 사람인데, 깊이 있고 감동있는 말들을 툭툭 내뱉듯 어쩌면 저리도 자연스럽게 하나~ 관심이 가더라구요.  그러다가 알게 되었죠.  그분의 아들이 자폐증을 갖고 있다고.  11살이 되도록 자신과 단 한번도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는 아들을 갖고 있다고.  우여곡적이 많았던 그의 인생 스토리는 (마약, 위암, 생활고 등) 이미 대중에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2년 전 쯤 그는 '무릎팍도사'에 나와 자신의 아들 우현군의 이야기를 처음 해주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어 준 우현군 아버지에게 참 감사했습니다.  상처입고 외로운 다른 장애인 아동들의 부모님들에게 그만한 위로와 힘이 없다는 것을 전 알거든요.  

그때 또 한가지 이해가 되었죠.  감동을 주는 그의 어록방송용으로 미리 준비한 것이 아니겠구나 라구요.  소외된 사람들이 눈에 더 쉽게 들어온다는 그는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그의 굴곡있는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할 때 타고난 감수성을 타고 그런 말들이 내뱉어져 지는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했습니다.      


Go, Boowhal!

부활 미국투어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승승장구 하세요!


~~*~~


"자, 그럼 이제 가 볼까요?" 

그렇게 노래를 시작하는 정동화씨의 소박한 미소가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