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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다큐

이윤기님의 <두 살 아이, 보행기 적게 타야 잘 걷는다>

by Dream Planner 2013. 10. 15.



이윤기님의 북 리뷰입니다. 


책: <두 살,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 시리즈 제 2 권

지은이: 오사카보육연구소

번역: 이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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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아이, 보행기 적게 타야 잘 걷는다



오사카보육연구소에서 펴낸 <두 살,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에는 두 살 아이들을 일컬어 '말이 꽃피는 시기'라고 규정하였다. 두 살 중반은 젖먹이에서 유아로 자라나는 시기이고, 사람으로 살면서 겪어야 할 사회생활을 폭넓게 익히는 시기라고 한다. 아이들의 발달은 완만한 비탈길을 오르는 것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단다. 여러 기능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마치 계단을 오르는 것같은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눈에 띄게 달라지는 시기는 그동안 익히고 배운 능력을 아울러서 그 폭을 넓혀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실패하기 쉬운 시기일 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시기에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특별히 마음을 써서 돌보아야 한다는 것. 두 살 중반 무렵, 아이들의 일반적인 발달단계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두 살 중반이 되면 두 발로 꼿꼿하게 서서 걷고, 간단한 도구를 쓰고, 말을 배워서 사람이 갖는 기본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를 '사람으로 태어나 정말 사람답게' 바뀌는 시기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본문 중에서)

 

오사카보육연구소에서 펴낸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돋보이는 책이라는 점이다. <두 살, 우리아이 어떻게 키울까?>에는 두 살 아이들의 신체적인 변화와 발달 특징을 자세히 소개돼 있다.

 

보통 두 살 중반 무렵이 되면 아이가 걷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팔을 위로 올리고 걷다가 점점 아래로 내리며, 앉음새도 젖먹이 앉음새에서 유아 앉음새로 바뀐다고 한다.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가랑이를 벌린 채 바깥쪽으로 무릎을 구부려 앉지 않고, 바로 앉거나 털썩 주저앉는다"는 것이다. 온 몸 근육이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신체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두 살 중반 걷기가 시작되면 많이 걷고 달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아이들은 놀면서 무언가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키우기 때문에 몸이 달라지는 데 맞춰 마음껏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 하다는 것이다.

 

두 살, 말로 행동을 억제할 수 없어요

 

두 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말을 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 살 아이의 언어능력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특징은 말로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할 수 없도록 하지는 못한다는 것. 예를 들어 두 살 아이들은 공을 던져주고 "공을 누르라"고 하면 잘 따르지만, 공을 누르고 있는 아이에게 "공을 누르지마"라고 말해도 잘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어른이 말로 두 살 아이의 어떤 문제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두 살 중반에서 세 살 무렵에 하는 말에는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은 있지만 억제하는 기능은 제대로 없습니다. 어른이 말을 해서 아이가 행동하게 할 수는 있지만, 멈추게 하기는 아주 힘듭니다."(본문 중에서)

 

따라서 이 시기에는 어른의 말이 아이의 행동을 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를 야단칠 때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말로만 해서는 아무소용이 없으며, 가까운 데서 표정과 태도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이의 문제 행동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도 "OO하지마"라고 하는 것은 대체로 아무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아이에게 다른 흥미 있는 행동을 권유하는 것, "OOO해보자", "OOOO하러 가자"와 같이 말함으로써 문제 행동으로부터 관심이 멀어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살, 중심활동에 주목하자

 

아이들의 발달을 염두에 두고 교육계획을 세울 때, 특정시기에 다른 활동 보다 먼저 중점을 두고 지도해야 할 활동이 있는데, 이를 '중심활동'이라고 한다. 이 활동은 그 나이를 특징짓는 활동이기 때문에, 이 활동을 제대로 해야 '전체 발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기능은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발달단계에 따라서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두 살,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에서는 소비에트 어린이 심리학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중심활동을 분류한다. 젖먹이 시기부터 두 살 전까지 중심활동은 '신나는 반응'으로 대표되는데 바로 어른과 마음을 주고받는 얼러주기와 같은 활동을 말한다. 이 책의 관심영역인 두 살 아이들의 대표적인 중심활동은 '대상에 다가서는 행동'이라고 한다.

 

'대상에 다가서는 행동'은 물건을 쓰임새에 맞게 쓰려고 하는 것, 손을 놀려 바깥세상에 다가서려는 것, 도구를 다루는 것을 포함한다. 숟가락이나 연필을 잡기 시작하는 것과 같은 활동은 '대상에 다가서는 행동'이라고 말 수 있으며, 이것은 네 살까지 이어지는 중심활동이라고 한다.

 

이처럼 대상에 다가서는 행동이 두 살 시기 중심활동이 되는 이유는, 이 시기 아이들은 어른처럼 말로 생각하고 이해하지 못하며 오히려 실제로 행동해보고 나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손으로 도구를 다루면서 바깥 세상에 다가서는 행동을 하게 되며, 한편으로는 손이 발달해야 말을 풍성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

 

즉, 어린의 손, 더구나 손가락이 발달하는 것은 말이 발달 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은 손놀림이 말하는 능력과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표현 언어와 손가락 기능이 어떻게 관련되어 발달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인 '손가락 운동의 발달과 말'을 인용하여 소개하고 있다.

 

두 살 안팎 아이들 중 제1군은 날마다 2분씩 말 훈련을 하고, 제2군은 날마다 2분씩은 말 훈련을 하고 20분씩은 마루 위 운동을 하고, 제3군은 2분씩 말 훈련을 하고, 20분씩 손과 손가락을 섬세하게 움직이는 운동을 시켰더니 제3군에서 음성반응이 가장 빨리 일어났다는 것이다. 반대로 제1군은 가장 늦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어린이에게는 그냥 단순하게 귀에 대고 말을 들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온몸을 크게 움직이는 활동을 하게 해야 말이 발달하고, 손가락 끝을 섬세하게 움직이게 해 주어야 더욱 좋아진다는 것이다. 온몸운동과 손가락 운동 그리고 언어능력이 서로 관련되어 발달한다는 뜻이다.

 

"사실 두 손을 모두 잘 쓰는 어린이, 즉 잘 쓰는 손이 정해져 있지 않은 어린이는 다른 어린이보다 말이 늦게 발달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왼손잡이 어린이를 무리하게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려고 하면 말이 어눌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이것 역시 잘 쓰는 손과 연관된 대뇌 반구 기능 차와 말 우위가 서로 관련되어 형성된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언어기능이 왼쪽반구나 혹은 오른쪽 반구 발달과 관련 있다고 특정 할 수는 없지만, 잘 쓰는 손과 말 기능 반구 우위에는 관계가 있다는 '사카노 노보루'의 견해를 받아들이고 있다.

 

손 운동이 말을 발달시킨다

 

그렇지만, 아이가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운동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손을 움직여 사물에 다가서는 활동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또한 제대로 걷는 것을 익혀나가는 온몸 운동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온몸 운동은 손가락으로 사물을 잘 다루기 위해서 꼭 해야만 하는 운동이라고 한다. 등, 배, 목, 어깨, 팔, 손목 같은 데 힘이 있어야 손가락도 재주를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두 살 시기는 제대로 걷는 것을 통한 온몸 운동, 온몸운동을 바탕으로 하는 손가락 운동을 통해 사물에 다가서는 것, 그리고 손가락 발달을 기반으로 하여 말을 발달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말을 잘할 수 없는 아이에게 '말'만을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한 교육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두 살 시기를 대표하는 활동은 '말하기'이지만, 말하기를 뒷받침 하는 활동은 바르게 걷기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두 살 아이는 어떻게 걷는 것이  바르게 걷는 것인가? 오사카보육연구소 연구자들이 관찰한 두 살 아이가 바르게 걷는 모습은 이렇다.

 

"두 발로 서서 완전하게 걷는다고 말할 수 있을 때는 발바닥 반동을 이용하여 발뒤꿈치와 발끝으로 걸을 수 있고, 손을 흔들면서 걷게 되는 때입니다. 사람만 이렇게 걸을 수 있습니다. 두 발로 꼿꼿하게 서서 올바로 걸으려면, 두 가지 힘을 키워야 합니다. 하나는 엄지발가락으로 바닥을 차는 힘이며, 또 하나는 발뒤꿈치로 몸무게를 버티는 힘입니다."(본문 중에서)

 

즉, 아이는 한 살 무렵에 바르게 설 수 있어야 하며, 두 살 무렵에는 완전하게 걸을 수 있어야 말하는 능력도 바르게 발달한다는 것이다. 언어능력으로 대표되는 두 살 아이의 인지능력발달은 신체발달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실용서적답게 이 책에는 어린이들 손가락을 정교하게 하는 놀이인 신문지 놀이, 점토놀이, 동전, 공기, 콩을 집는 놀이들이 소개되어 있고, 몸을 발달시키는 놀이로 흔들어주기, 큰 놀이기구 사용하기, 리듬놀이 그리고 물놀이와 흙, 모래, 물놀이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두 살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놀잇감은 모양이 바뀌는 소재이며 물, 모래, 흙, 점토, 종이, 천 같은 것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놀잇감들은 손가락을 발달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촉감을 높여주어 여러 가지 느낌에 익숙해지게 한다는 것. 또한 도구의 사용 역시 중요한데, 삽은 손목 돌리는 힘을, 수도꼭지는 비트는 힘을 길러주게 된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한편, 두 살 아이를 돌보는데 필요한 건강, 안전, 음식에 관한 실제 경험과 사례도 상세히 담고 있다. 두 살 아이의 잠, 면역, 질병에 관한 정보, 여러 가지 사례별 응급처치법과 예방접종 그리고 바람, 햇빛과 같은 자연을 이용한 몸 단련법도 소개되어 있고, 아이들의 식사와 간식에 관한 원칙들도 경험에 근거한 사례를 제공해준다.

 

"싫어"라고 하는 아이는 이렇게...

 

이 밖에도 <두 살,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에는 몇 가지 어린이 교육 정보가 들어 있다. 그 중 하나는 "싫어"라고 말하는 아이에 대한 처방이다. 두 살 무렵 아이들은 어떤 것을 하자고 할 때 무조건 때를 쓰면서 싫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두 살 시기 아이들이 보여주는 특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팬티를 입어라"고 말해서 "싫어"라는 답을 듣게 되었다면, 다음에는 "팬티를 입어라"고 말하는 대신에, "흰색 팬티를 입을래?" 아니면 "분홍색 팬티를 입을래?"하고 둘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해보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일에 "싫어"라고 말하는 것은 두 살 무렵 아이들이 보여주는 특징이기 때문에 둘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른 사례로는 잘 걷지 못하는 아이, 잘 넘어지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에 관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잘 걷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걷기 전에 마음껏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기본적인 관점이다.

 

"기기는 해도 서툴게 기었거나, 자기 힘으로 기어 다니기보다 보행기를 많이 타고 다녔으면 걸어도 불안정해서 잘 넘어지거나 금세 피곤해져서 잘 걷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걷기 전에 걷는 것을 준비하는 활동가운데 자다가 돌아눕거나 기어가는 이동 운동이 아주 중요합니다." (본문 중에서)

 

따라서 잘 걷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말이나 거북이 혹은 곰이 되어 기게 해 보거나, 어른이 두 손을 두 발을 짚고 엎드려 있고 그 밑을 지나가게 하는 것과 같은 활동을 하는 게 좋다. 어린이가 움직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끌어내어 즐겁게 놀면서 온몸의 근력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잘 넘어지는 아이는 더 어렸을 때 흔들어주지 않은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불에 태우거나 어른 몸에 기어오르게 하면서 흔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모두 여섯 권으로 나뉘어 나온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 시리즈가 유용한 것은 실제로 아이들을 관찰해보고, 사례를 적용해보면 이 책에 소개한 내용이 다른나라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잘 들어맞는다는 점 때문이다. 13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임에 틀림없다.

 

 

두 살,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 - 10점
오사카보육연구소 지음, 이학선 옮김/보리



글: 이윤기 (www.ymca.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