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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스펙트럼

자폐증/아스퍼거스는 엄마의 잘못이 아니랍니다

by Dream Planner 2013. 10. 3.




다음은 최근에 만난 J군의 어머님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J군은 전반적으로 공부도 잘 하고 취미생활로 바이올린을 배우며 컴퓨터로 로보트 조립하기를 좋아하는 보스톤 지역에 사는 중학생입니다.  학교를 다녀온 오후엔 간식을 먹으며 엄마와 조그조근 이야기도 잘 나누고, 나름 사춘기를 잘 나고 있는 착한 아들이지요.  네 살 즈음에 J군은 PDD-NOS(*)를 진단 받았으며 3학년때 아스퍼거스 증후군으로 재진단 받았습니다. 

올 가을에 중학교 첫 해인 6학년에 올라간 J군은 4학년 즈음에 behavior(부적절한 행동/태도)가 제일 심했다고 하는데 호르몬 변화를 겪는 사춘기를 거치면서 행동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합니다.  4학년 때는 어머님이 학교에 불려가는 것은 일쑤였고 문제가 극심했을 때는 다른 학교로 전학가기를 권고받았다고 합니다.  불안증Anxiety 때문에 병원에서 약 복용 처방전을 받기도 했지만 어머님은 다른 뜻이 있어 약을 먹이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쉬면서 행동교정 프로그램에 한 달 정도 다녀야 했고, 그 즈음부터 행동개선을 위해 CBT(*)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용케 잘 넘겨 지금껏 같은 학군district에서 오랜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어머님의 강한 의지와 J군의 끝없는 노력의 결과라 여겨집니다.     

J군 학군의 특수교육법의 특징은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특수교육 교실에 따로 배치해 수업하지 않고 '어느 장애를 갖고 있든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1:1 보조선생님과 일반교실에서 통학교육inclusion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full inclusion program 이라고 하는데, 이 프로그램이 J군의 성격과 능력과 장애상태에 잘 맞는 선택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다음 포스팅에).  올해는 새로운 빌딩에서 처음 만나는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중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J군의 behavior의 현재 상태를 검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습니다.  

J군의 부모님께서 자녀의 교육을 위해 고민끝에 일부러 다른 지역에서 이곳으로 이사왔다고 합니다.  많이 의젓해지고 큰 behavior 없이 잘 적응하고 성장하는 아들을 보면서 뿌듯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대기록milestones을 세우는 중학시절을 맞이 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시 감당키 힘들것 같은 순간을 맞이하게 되면 어린 나이에도 잘 버텨냈던 옛 시절을 생각하며 긍지와 도전정신으로 잘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아드님도 그리고 어머님도!!!


다음의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어머님이 J군이 아주 어렸을때 특수교육 평가initial evaluation 결과를 들으러 처음으로 학교미팅에 가셨을때 한국인 통역관이 오셨다고 합니다.  통역시작 전 그분이 어머님께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고 하는군요.   

당신 아이의 장애는 바로 어머님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발달장애, 자폐증 및 아스퍼거스는 부모의 잘못이나 부주의나 무관심 때문이 아니랍니다.  아직 의학적으로 증명된 자폐증, 아스퍼거스 증후군의 원인은 없습니다.  1950년대 부터 약 20여년 동안 엄마로부터 제대로 사랑을 못 받은 아이들에게서 자폐증 성향이 보인다는 표현을 Refrigerator Mother(냉장고 엄마)라고 했지요.  몰라서 그런 소리가 나온 겁니다.  과학적 근거 없는 어불성설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자폐증, 아스퍼거스의 증상은 심리적psychological이 아닌 신체적physiological이라는 것입니다.  즉, 두뇌가 물리적으로 다르게 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0월 7일자 타임지에는 고기능 자폐증을 갖고 있는 템플 그랜딘 박사가 쓴 글이 실렸습니다.  제목이 걸작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야?'라는 표현을 영어로 할 때, what's wrong with it?이라고 쓰죠.  그것을 인용해 이렇게 제목을 달았네요.  


What's Right with the Autistic Mind

자폐 마인드의 무엇이 괜찮은가 (혹은 자폐 마인드의 장점은 무엇인가)     


다르게 작동하는 두뇌를 바라보면서 약점보다 장점에 초점을 맞추고 보강시켜 결국 약점을 장점으로, 장점을 강점으로 키우라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J군의 어머님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아직 소셜스킬면에서 많이 배우고 노력해야 하지만, 일반학교 통합교육에 성공적으로 참여하고, 취미로 바이올린 특기로는 컴퓨터를 배우며, 약도 먹지 않고 불안증을 해결하고, 게다가 엄마와의 대화를 즐기는 사춘기 아들을 갖기란 어느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지요.           


오늘 포스팅을 올릴수 있도록 말씀 나눠주신 J군 어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는 곳에선가 비슷한 일들을 낯설게 홀로 경험하고 계실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 보충설명 >-------------------------------------------------------------

(1)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Not Otherwise Specified (PDD-NOS)

- 비전형적 전반적 발달장애 

- 전반적 발달장애(PDD) 카테고리 안에 속하면서 뚜렷이 자페/아스퍼거스라고 단정짓기 힘든 어린 나이 어린이에게 PDD-NOS라고 진단하는 경우가 많음.    

(2) Cognitive Behavior Therapy (CBT)

- 인지행동치료 

- 행동/태도 개선을 목표로 의사와 대화를 통해 생각이나 신념을 구축하는 치료법.

- Positive reinforcement, accommodation and behavior modification을 위해 client가 잘 반응하는 물건을 사용하기도 함.

- 건강보험으로 이 서비스를 혜택 받을 수 있음.

- Behavior로 힘든 high-functioning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권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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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Google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