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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나눔터

평화는 매 걸음입니다

by Dream Planner 2013. 9. 22.



"Peace is every step"

-틱낫한스님의 친필-


지난 토요일 저는 특별한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보스톤에서 유명한 명소로 손꼽히는 트리니티 교회Trinity Church에 지인의 초대를 받아 하루의 스케줄을 모두 뒤로 미루고 남편과 함께 설레는 발걸음으로 그곳으로 향하였지요.  


아름다운 건축양식으로 해마다 수많은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트리니티 교회.  

1733년에 시작된 트리니티 교회는 건물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 정신을 받들어 

꾸준히 이어 온 사회봉사, 정의실현, 구제활동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교회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다름 아닌 세계 3대 생불로 여겨진다는 틱 낫 한 (Thich Naht Hanh; 1926~) 베트남 선 스님의 강연이였습니다.  커다란 십자가가 달려있는 강단에서 목사님께서 두손 모아 스님과 합장하며 Peace is the Way라는 주제 아래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 어느 멋진 가을날이였습니다.     


틱낫한 스님은...

70여년 동안 이어오신 평화운동과 명상수행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지셨죠.  그가 쓴 책은 100권이 넘습니다.  저도 Peace is Every Step이란 책을 읽어 보았는데, 잔잔하고 차분한 글의 흐름속에 간결하고 분명한 메세지들이 담겨져 있어 글을 읽고 나면 마치 이른 새벽에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다녀온듯 정신이 맑아집니다.  이 책은 짧은 수필글 모음집으로 되어 있어 찬찬히 살펴보기 좋습니다.  명상, 평화, 자연, 사회, 인간 등의 주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틱낫한 스님은 1960년대에 난민구조와 반전운동에 힘쓰시면서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서 공식기자회견도 하셨습니다.  킹 목사님은 스님을 '평화와 비폭력의 사도'apostle of peace and non-violence라 일컬으며 1967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셨습니다.  킹 목사님께서 암살되셨을 때 틱낫한스님은 너무 슬퍼서 몇 일 동안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 즈음 베트남 정부는 세계 곳곳을 방문하며 반전을 호소하는 스님의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겨 귀국을 금지 시켰고 결국 스님은 1980년 초에 프랑스로 망명가셔서 '플럼빌리지Plum Village'라는 수행공동체를 만들어 지금껏 키워 오고 계십니다.   

틱낫한 스님과 마틴 루터 킹 목사님


카톨릭 수사님Catholic monk이시자 미스틱mystic으로 여겨지는 토마스 머튼과의 멋진 일화입니다. 틱낫한 스님이 토마스 머튼 수사님을 만나러 켄터키 주에 있는 게세마네 서원에 갔을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스님을 보시고 수사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Just the way he opens the door and enters a room demonstrates his understanding.  He is a true monk."

문을 여는 모습, 방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만 보더라도 그의 깨달음이 보여집니다.  그는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나중에 토마스 머튼은 <Nhat Hant is My Brother>라는 제목으로 에세이를 썼으며 사람들이 스님의 말에 귀 기울여 평화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틱낫한 스님과 토마스 머튼 수사님


평화와 명상에 관한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입니다... 


We breathe in and we breathe out, and in that way we can stop the thinking, because the thinking can take us away from the here and now.  

숨을 들여 마시고 숨을 내쉽니다.  그렇게 우리는 '생각'을 멈출 수 있습니다.  우리를 '지금 이 순간 이 곳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If we are peaceful, if we are happy, we can smile and blossom like a flower, and everyone in our family, our entire society, will benefit from our peace.

우리가 평화롭다면, 우리가 행복하다면, 우리는 미소 지을 수 있고 꽃과 같이 피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정과 사회에 속한 모든 이들이 이 평화로움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것입니다.     


If you know how to spend time with peace and joy, you are in the country of the present moment. 

당신이 평화와 기쁨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현재 이 순간의 나라'에 거하는 것입니다. 


It is my conviction that there is no way to peace - peace is the way.   

저는 평화로 가는 길은 존재치 않는다고 믿습니다 - 평화가 곧 길이기 때문입니다.


Don't worry if you feel you can only do one tiny good thing in one small corner of the cosmos. 

우주의 어느 작은 공간에서 작은 선행 한 가지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져도 걱정하지 마세요. (그 곳에서 충실하라고 합니다)


- - * - -


적어놓고 보니 위의 글 내용들을 이미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제 주변의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바로 저의 학생들입니다.  전에 적어 놓았듯이 아이들은 저에게 mystic과도 같은 존재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어찌 알고 '현재 이 순간의 나라'에 푹 빠져 이 순간 순간을 즐기며 살 수 있는 것일까요?  과거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걱정에 얽매이지 않고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도 않으며 남을 함부로 대하지도 않습니다.  참 희한하게도... 힘이 드는 날은 어찌 알고 내 눈 앞에 나타나 작은 손으로 내 어깨를 도닥이며 안아주고 씨익- 웃고 갔던 것일까요...  

이 아이들에겐 지극히 당연하며 자연스러운 평화를 나도 배우고 싶습니다.           


드림플래너가...

여러분 주머니에 평화 한 조각씩 넣어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주머니 속 안의 그 평화 살포시 쥐어 잡으시고 걸음마 처음 배운 아이처럼 아장아장 천천히 길을 나서보면 어떨까요.

들꽃에, 바람에, 새들에, 어린 아이들 웃음소리에 실려있는 행복을 만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 오시길 소망합니다.  

오고가는 매 걸음마다 지금 그 순간 그곳에 마중나와 있는 평화를 만나시길 바랍니다.  

Peace is every step.  

평화는 매 걸음입니다.            

 

   


건축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서..... 

어쿠스틱이 환상적이게 느껴졌던 트리니티 교회 내부입니다.  


십자가는 벽에 있지 않고 천장으로부터 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건축가 H. H. Richardson에 의해 1877년에 재 건축된 트리니티 교회.  이 건축가 이름이 건축양식의 한 종류가 될정도로 (Richardsonian Romanesque style) 물 곳곳이 예술적입니다.

 



Images: Google Iimages